싱가포르 첫 프로젝트 회고

Namu CHO
4 min readFeb 23, 202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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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2022년 9월에 USER EXPERIENCE RESEARCHERS라는 회사에 취업하여

싱가포르 *GovTech 에 파견되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6개월 가량 근무하였다.

*GovTech는 정부가 사용할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공기업이라고 보면 된다.

좋았던 점

  • 그동안 한국에서 나는 거의 1인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깃을 아주 기본적인 명령어만 사용했었다. 이번에 다른 개발자들과 일하며 깃을 드디어 풀/푸쉬 외의 다른 일반적인 커멘드도 사용하며 깃과 더 친숙해질 수 있었다.
  • 제대로 된 문서화를 하고 스프린트 플래닝/회고를 하는 프로젝트에서 근무할 수 있어서 좋았다.
  •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. 내가 프로젝트 후에 갈 곳이 없어지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기 위해 발벗고 나서주었다.
  • 그래도 영어로 소통을하고 유교문화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나의 건의사항/불만사항들을 솔직하게 스프린트 회고에서 말할 수 있어서 좋았다. 그 예로 QA가 메뉴얼 테스팅 후에 버그가 있으면 어떤 이슈든 무조건 내 앞으로 티켓을 할당해서 내가 티켓을 본 다음에 문제 파악 후 다시 티켓을 담당자에게 재 할당하는 이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. 또한 스프린트가 시작 된 뒤에도 계속 변경되는 디자인으로 인한 티켓 처리 속도 저하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었다.
  • 내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데도 영어를 잘하는 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. 이건 좋은 점인지 아쉬운 점인지 헷갈리지만, 영어 실력 부족으로 해외취업을 망설이는 분들이 보고 용기를 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곳에 적는다. 회의 때 화면 공유 권한을 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영어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‘Give me power to share my screen’라고 해버렸는데 아무도 비웃거나 하지 않았다. 참고로 이런 상황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은 ‘grant a permission to share my screen’이다.
  • 이것도 좋은 점인지 모르겠으나…… 영어로 욕먹으면 덜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.

아쉬웠던 점

  • 싱가포르 생활에 full 만족 하시는 분들은 보통 메타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재직하는 분들이었다. 나의 경우 로컬회사에 더 성질이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한 것이기 때문에, 상상했던 ‘글로벌' 기업과는 거리가 먼 회사생활의 연속이었다. 예컨대 입사 후 첫 팀미팅에서 받은 질문이 남자친구 유무였으며, 성형은 어디를 했는지, 아이를 낳는 것이 인간의 존재이유인데 너는 이미 나이가 너무 많다는 등 한국에서도 더 이상 듣기 껄끄러워진 질문들이 난무했다.
  • 위 글과 비슷한 맥락으로 싱가포르는 워라밸이 잘 지켜진다는 말을 들었으나, 내가 근무했던 프로젝트는 자정까지 일하는 것이 그렇게까지 이상한게 아닌 분위기였다.
  • 프로젝트에 PM을 제외한 모든 인력이 다 나와같은 아웃소싱 개발자였다. 몇 년을 진행했던 프로젝트였던지라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바뀌었다. 아웃소싱이다보니 프로젝트에 대한 애착도나 유지보수에 대한 고민이 낮아보였다. 특히 프론트 쪽이 문서화나 코드에 대한 고민이 매우 낮았는데, 기술부채 및 새로운 피쳐 개발이 쌓여있다는 이유로 내가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개선을 이루지 못해서 아쉬웠다.
  • 우리나라가 뭐든 퀄리티가 좋다는 것은 개발자의 퀄리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. 나는 아쉬운 퀄리티의 스프린트를 보냈어도 늘 칭찬을 받았다. 자랑같지만…… 아니다. 그만큼 정신차리지 않으면 발전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.
  • 내가 프론트 팀원과의 협업 경험이 많지 않았어서, 좀 더 소통했다면 더 좋은 시너지를 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. 티켓 처리에 급급했어서 서로 코드 충돌이 너무 많이 났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업무시간이 증가했다는 좋지 않은 경험이 생겼다.

한국과 달랐던 점

  • 한국과 달랐던 점은 크게 없다.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다양한 악센트로 영어를 한다는 점이 다르다.

다음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

  • 지금 쏙쏙 들어오는 함수형 코딩 책을 읽고 있다. 여기서 배운 설계방법 및 그래프 작성들을 잘 숙지해서 실제 실무에서 도입하는 것이 목표이다.
  • 지난 프로젝트에서는 우선 주어지는 티켓을 수행하는 것에 급급했는데, 알고보니 잘못된 티켓인 경우가 왕왕있었다. 결론적으로 그에 따른 시간낭비가 있었다.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티켓이 주어졌다고 무지성으로 티켓을 보고 일을 하지 않고, 이 티켓이 맞는지를 먼저 생각해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.
  • 오히려 입사 초기에 시간을 쪼개서 공부를 더 잘했고 뒤로 갈 수록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양이 줄었다.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욕심 내지 않되, 꼭 하루 에 한 시간 공부시간은 확보하겠다. Sin prisa pero sin pausa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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Namu CHO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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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ritten by Namu CHO

외노자 개발자 나무 🇸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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